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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 piece of thought

사랑하는 우리 아기, 오늘도 미안해.

네가 두돌이 되기 전 몇 달전까지만 해도, 이렇게 너에게 화내거나 다그치는, 또는 엄한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. 왜 이렇게 변했을까? 네가 커갈수록 더 섬세하고 따뜻하게 훈육하고 좋은 기억의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하는데. 엄마의 여유롭지 못한 마음이 너를 포용해주지 못하고, 네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주고 있어서 미안해.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있는- 변화하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이 엄마 스스로도 매우 실망스럽고, 바보 같다. 너에게 화를 내거나 상처를 주게 되면, 결국 엄마 스스로도 상처를 받게 되는건데. 그러지 말아야지, 하면서도 또 반복하고 있다.

 

어떻게 해야할까? 

 

일단, 지금 생각은 1) 크게 들숨으로 심호흡 하기 2) 잠시 눈 감기 로 시작해보려고 한다. 엄마가 너를 대하는 옳지 못한 태도를 삼촌도 따라하는 것 같아서, 오늘은 또 경각심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. 삼촌의 모습에서 엄마를 보았거든. 근데 그게 기분이 나쁘더라고- 나도 내 자식한테 함부로 대하면서, 타인이 너에게 그렇게 대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는 것인데. 좀 더 조심할게.

 

너에게 불친절하게 대하거나 차갑거나 화내거나 하는 태도가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할게. 사랑받는게 이해받고 이해하는 노력하는- 그런 태도가 당연한 세상으로 생각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. 오늘은 네 행동에 대해 엄마가 참지 못해 화가 났다고 '나가라고'해서 미안해. 엄마가 그렇게 언행을 하고 있으면서도- 이러면 안되는데,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너의 마음을 다치게 하면서까지 네 감정을, 네 행동을 꺽으려고 옳지 못한 행동을 선택해서 미안해.

 

사랑을 느끼도록 해줘야 하는데, 인내심을 갖고 더 노력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어. 너는 아직 아기이고, 잘 모르는 아이인데- 어른인, 부모인 엄마가 더 참고 올바른 행동을 했어야 하는데 말이야. 죄책감이 오늘도 엄마를 괴롭히고 있어. 결국 스스로 자초한 것인데 말이야.

 

오늘은 엄마가 미안해. 엄청 많이 사랑해. 많이 많이. 많이 많이 사랑하는만큼 더 여유롭게 널 받아주지 못해서 반성해. 정말.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, 짬내서 하는 파트 타임만으로도 조금 지쳐서라고 핑계라도 대보고 싶은데.. 그게 또 너무 부모로서 무책임한 것 같아. 아기인 네가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, 너에게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라고, 엄마 너무 힘들다고 너에게… 엄마가 잘못을 했어. 

 

매일 밤 오늘은 너에게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, 이렇게 할걸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돌아보곤 해. 요즘은, 네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해가는 시간 속에서 어쩐지 엄마는 '반성'을 하고 '죄책감'을 느끼는 나날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두렵고, 속상하고. 그렇다. 너는 어떨지. 엄마 많이 미울까? 싫을까?

 

남자 아기라고 하지만, 애교도 늘고- 엄마에게 폭 안길때면 요즘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는데. 왜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있는걸까? 너에게만큼은. 너에게만큼은, 더 노력해야하는데.

 

내일은 더 나아질 수 있도록, 너에게도 엄마 스스로에게도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서- 위에서 말한 두 가지를 꼭 실천해 볼게. 사랑해 아가야.